- 불닭볶음면 사건
- 몇 개월 전, 중국 웹사이트에 게시물 하나가 올라왔는데, 그로 인해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꽤 요란하게 떠들썩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먼 일인고 하니,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다는)삼양 불닭볶음면이 유통기한 지난 제품이라는 겁니다(?)
- 사연을 들어보니.. 한국에서는 불닭볶음면의 유통기한이 6개월 인데, 중국에서 판매되는 수입품의 유통기한은 1년 이라는 점에서 유통기한 지난 제품을 수거하여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었습니다 - 머, 그런 의심은 지극히 당연해 보입니다만.. 이에 대해, 삼양 측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수출품은 운반 및 통관 절차 등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기에 유통기한이 더 길 수밖에 없다”(? 약간 애매하군요~). 여기서, 질문 하나, 어느 쪽 말이 맞을까요? 답은? 둘 다 맞습니다(?)
- 코카콜라 같은 음료수 캔을 예로 들어보면; 국내에서 생산하면 보통 유통기한 1년인데, 1년 지나면? 폐기됩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동남아나 미국에서 생산되어 들어오는 것은 대개 유통기한 2년인데, 2년 지나면? 폐기됩니다! 음~ 삼양의 설명이 맞군요. 근데, 가령 (물론, 실제 그러지는 않겠지만)국내에서 유통기한 6개월 지난 라면을 포장만 바꿔 중국으로 수출한다 치면? (수출품이니)유통기한이 6개월 더 늘어납니다 - 중국 네티즌들 주장도 맞는 듯하군요 ^^
- 현실적으로 양자 다 맞는 주장입니다만, 이 논란의 관건은 딴데 있습니다. 똑 같은 라면의 수출품 유통기한이 2배 더 길다면; 국내 판매 제품의 유통기한을 그에 맞게 늘려야(혹은, 수출품의 유통기한도 국내 판매제품과 같은 6개월로 줄여야) 마땅한 것이 아닐까요? 혹시, 수출하는 중에는 라면이 우주의 시-공간에서 사라져서 시-공간과 무관하게 온전히 보존되다가 갑자기 툭! 하고 상하이에 떨어질까요? 이런 문제로 요즘 정부에서도 ‘유통기한’을 ‘소비기한’(대략, 유통기한의 1.5 ~ 2배 정도입니다)으로 바꾸려 하고 있고(예전, 이명박 정부 때도 그런 논의가 있다가 그냥 흐지부지되어 버렸습니다만), 이제는 그렇게 가야 할 듯합니다
✓ 최근에는 법이 바뀌어 ‘유통기한’과 함께 ‘소비기한’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유통기한’은 판매 가능한 기한을 말하며, ‘소비기한’은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고 제조업체가 보증하는 기한을 말합니다만, 사실, 실질적인 의미는 없습니다. ‘유통기한’ 지난 제품은 팔 수도 없고, 살 리도 없고.. ‘소비기한’ 내의 식품은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보증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집에서도 ‘유통기한’만 지나면 바로 버리는 실정이니 ‘소비기한’은 그저 폼으로 덧붙여 놓은 공허한 미사여구 규정일 뿐입니다 ㅡㅡ;
- 유통기한 이야기
- 가게 하다보면; 어떤 때는, 소주 사러와서 유통기한 확인하려 애쓰는 사람도 만납니다 ㅡㅡ; 이런 분은 한 5년 푸~욱 익힌 매실주나 인삼주, 한 200년 익힌 몇천만원짜리 포도주는 꽁짜로 줘도 절대 안먹을겁니다(ㅎㅎ). 머, 요즘 들어서는 맥주도 1년간의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담배도 역시 유통기한 1년입니다 ㅡㅡ;
- 부탄가스 사면서 유통기한 확인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만(머, 불 안붙으면 불량이고 불 붙으면 정상 아닌가요?), 소금이나 설탕 사러와서도 유통기한 확인한다고 애쓰시는 분들 계시지만.. 소금은 우주의 근본 물질 중 하나이기에 유통기한 자체가 있을 수 없습니다 - 우리 우주 자체가 사라지는 날이 바로 소금의 유통기한입니다. 여름 폭염 때 땀 흘리며 일하다 보면; 옷 바깥에 하얀 소금 가루가 달라붙습니다 - 바로 우리가 먹은 소금(= 나트륨)이 다시 바깥으로 빠져나온겁니다 ㅎ
- 설탕, 미원 등도 그 자체로는 변하지 않는 것이기에 유통기한 없이 제조 일자만 있습니다. 한약재는 대개 오래 말릴수록 효능이 증가된다고 하고, 된장이나 포도주 등은 오래 익힐수록 천문학적인 비율로 값이 비싸집니다 ^^ 예외적으로, 아이스크림도 유통기한 없이 제조일자만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이스크림에 적힌 날짜를 유통기한이라고 생각해 반쯤 먹고난 뒤, ‘이거 지났어요~’ 하면서 가져오는 황당한 경우도 있습니다만(ㅎ).. 밖에 내놓으면 아이스크림의 '소비기한'은 1, 2시간 정도 되겠죠?
░ 기왕 말 나온 김에.. 저는 김치를 사면 영하 3, 4도 정도로 설정해둔 냉동고에서 한 1년가 푸~욱 익힙니다. 김치는 역시 묵은지가 맛있고, 또 김치의 영양가가 최고조에 이르는 때는 푹 익어 숙성된 때입니다(단, 일반 냉장고에서는 두어달 정도가 한계입니다). 담근지 30일 내의 김치는 우리가 몸에 좋다고 찬미하는 그 김치는 아니고, 그저 비타민 C가 풍부한 배추 이파리일 뿐입니다 – 근데, 판매용 김치의 유통기한은 대략 30일 정도입니다. 마트 등에서 그 유통기한 지나서 폐기되는 김치의 양은 아마도 팔리는 양보다 더 많을겁니다, 모두들 새 것부터 집어들기에 ㅡㅡ;
- 구운란 이야기
- 오늘 2천원짜리 구운계란 망란(3알 묶음) 하나 팔았습니다. 헌데, 등산을 마치고 내려온 뒤 그걸 들고 왔군요 - 하나는 까먹고 껍질만, 하나는 반쯤 남겨놓고, 하나는 온전한 채로. “오래 되어서 다 말라붙었어요, 유통기한도 지났고..” 그냥 가져온 한 알은 제가 먹고, 반 남은 것과 껍질은 제 설악초 거름으로 주고, 새 묶음으로 한 팩 줬습니다만, 구운 계란은 까보면 다 말라붙어 있습니다(구우면; 물기가 다 빠지니 당연하겠지요?). 덧붙여, 계란의 껍질에 적혀 있는 숫자는 유통기한을 적은 것이 아니라 닭이 알을 낳은 날입니다 – 곧, 그 달걀의 생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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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 그건 그렇다 치고,, 달걀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새들은 수백, 수천만 년에 걸친 진화 과정에서 자신의 대를 온전히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알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온갖 노력을 다했습니다. 알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질소 등의
부산물들은 밖으로 빼내되, 바깥의 공기는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껍질이 적응하여 진화한 것입니다.
최근 유럽의 한 오래된 우물 속에서 발견된 1700년 전 달걀 안에는
액체 상태의 달걀 노른자와 흰자도 온전하게 들어있다고 합니다
- 1200년간 땅 속 깊이 묻혀 있었던 연꽃 씨앗이 지금도 싹을 튀웁니다. 자연은 참으로 경이롭고, 생명체의 적응 능력 또한 놀랍군요! 사실, 새들은 포유류, 나아가 우리 인류호모 사피엔스의 아주 먼 조상입니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밝혔을 때, 사람들은 우리 인류가, 엉뚱한 짓으로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면서 수치심도 없이 발가벗고 다니는 원숭이의 후예라는 게 부끄러워서 부정했지만, 사실 새들은 원숭이보다도 훨씬 더 높은 우리 직계 조상입니다. DNA 분석상으로는 풀과 나무는 그보다도 더 윗 단계의 우리 조상입니다만, 그리고 원숭이가 우리 조상이란게 부끄러운 일도 아니지만.. 어쨌건, 이건 그냥 쉬어가는 여담이었습니다 ^^
░ 더 이상 버릴 곳도 없는데.. (유통기한 규정 자체의 문제점은 차치하더라도)이런 식의 오해로 인해 (만드는 과정에서 소비되는 지구의 자원들도 모른 체하더라도)버려지는 가공 식품들이 너무 많네요 ㅡㅡ; 이런 일들은 동시에, (코로나 시절의 가장 큰 부산물이기도 하지만, 요즘 전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인)물가도 올립니다. 예컨대, 저는 원가 1200원짜리 계란 망란을 사서 2000원에 팔았는데, 그냥 하나 더 줘버렸으니 2400원 들여서 2000원 돌려받은 것입니다 - 결국, 버리는 물건까지 감안해서 판매가를 조정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모든 생산업체들에서 만들어 판매하는 물건의 납품가 또한, 장기적으로는 이렇게 유통기한 지나서 회수되는 물품값도 제조원가에 함께 포함하여 조정될 수밖에 없겠지요? ‘이 세상에 꽁짜 점심은 없습니다!’
- 지구의 황폐화 문제
- 쓰레기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바로 유통기한 지난 (멀~쩡한 !)가공식품들입니다(실제로, 대형 마트들에서는 거의 60% 이상이 그런 사유로 반품 처리되고, 또 그렇게 버려진다고들 합니다 ㅡㅡ;). 이제, 더 이상 쓰레기 묻을 곳도 모자라고(자기 지역에 쓰레기 처리장 들어온다 하면 다들 데모하고 난리납니다 ㅡㅡ;), 묻을수록 땅도 지하수도 점점 오염되고(ㅡㅡ;), 버릴수록 바다는 페트병으로 막혀가고(한 2백년 산다는 거북이가 배 속이 페트병과 비닐로 가득차서 변비에 걸려 죽어가는게 발견되어 안락사시켜 주었다는 얘기들도 흔하게 들려옵니다 ㅡㅡ;), 태울수록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늘려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합니다(ㅡㅡ;)
- 유통기한 10일 정도 되는(실제로는, 중간 단계들을 거쳐 소매점까지 오게 되면 한 일주일 정도인) 우유를 사러 와서 “어머, 유통기한 3일밖에 안 남았네” 하면서 그냥 가는 사람들 많습니다. 머, 그냥 속으로 생각합니다: “음~ 머리엔 떵만 들은 것들이 배는 금은 보화로 채울려고 하는군” 실제로 전 유통기한 지나고 두어~ 달 더 지난 우유도 먹습니다(단, 냉장고에 보관해야 합니다. 다만, 시원한 바람이 이동하는 그늘진 창문 쪽이라면; 냉장고가 아니라도 한달 정도는 보관할 수 있습니다 - 제가 냉장고 없던 예전에 자주 써먹던 방식입니다). 맛만 좋군요 ^^ (억지로, 유통기한 지난거 드시란 얘기는 아니고, 그저)너무 박하게(솔직히는, ‘천’박하게 ㅎ) 살지는 말자는 야그였습니다. 그로 인해, 본인은 남들보다 더 건강하게 오래 살지 모르지만(?), 멀쩡한 거 맨날 버리다 보면,, 우리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지구는 점점 더 죽어갑니다 ㅡㅡ; 그렇게 맨날 자신(만)의 몸만 생각하다 보면.. 스트레스 쌓여 암 걸립니다, 농담 아닙니다!
░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의 황폐화에 맞선 그대의 양심 점수는 몇 점인가요? 너무 무거운 주제를 던졌나요? 그래도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이 문제에 대해 답하고 실천해야만 하는 지점까지 와 있습니다. 우리는, 머 좀 힘들더라도,, 그럭저럭 괜찮을겁니다 – 불초23의 ‘60시리즈’ 를 썼던 상문이가 ‘90 시리즈’ 를 다시 시작할 때까지는. 하지만, 어제 결혼식 올린 정희네 손자, 손녀들이 살아갈 이후 세상이 어떤 모습일 지는 잘 모르겠군요..